1986년작인 천공의 성 라퓨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로 지브리 스튜디오의 공식적인 첫 번째 작품입니다. 한국에서는 2004년에 개봉하였습니다.
천공의 성 라퓨타 줄거리
어두운 밤하늘에 떠 있던 해골 마크가 그려진 비행선에서 사람들이 작은 비행정을 몰고 나와 그 아래에서 비행하던 거대한 비행선을 향해 날아갑니다. 거대한 비행선에는 시타라는 소녀가 양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낀 남자에게 감시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시타는 음식을 거부한 채 창밖을 바라보다가 해적들의 비행정을 발견합니다. 해적들이 비행선에 난입하여 혼란이 벌어지고, 선글라스를 낀 남자 무스카가 무전연락을 취하는 사이 시타는 술병으로 그의 머리를 내려쳐 기절시킵니다. 그리고는 무스카의 품에서 목걸이를 찾아내 목에 걸고 창문으로 탈출을 감행합니다.
방안으로 해적들이 들이닥쳐 무스카의 옷을 뒤지다가 열린 창문에 매달려있는 시타를 발견합니다. 그들이 찾던 비행석을 목에 걸고 있는 그녀를 잡으려다 놓치게 되고, 시타는 정신을 잃은 채로 추락하게 됩니다. 하지만 비행석에서 푸른빛이 뿜어져 나와 시타의 몸을 수평으로 유지한 채 천천히 떨어지게끔 합니다.
광산마을에서 사는 소년 파즈는 야식을 사려 갔다가 하늘에서 한 물체가 내려오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것이 사람임을 알게 된 파즈는 예상되는 추락장소로 달려가 떨어지는 시타를 받아냅니다. 하지만 기계에 문제가 생기고 사람들이 돌아오는 바람에 아무에게도 하늘에서 소녀가 내려왔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다음날 잠에서 깬 파즈는 집의 지붕으로 올라가 새장에서 비둘기를 날려 보내고 트럼펫을 붑니다. 트럼펫 소리를 따라 지붕으로 올라온 시타는 자신이 살아있는 이유를 궁금해하고, 이를 설명하기 위해 파즈가 그녀의 비행석 목걸이를 빌려서 뛰어내립니다. 하지만 바닥에 애꿎은 구멍만 생기게 됩니다.
집 안으로 돌아온 시타는 파즈가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내부를 둘러보다가 벽에 붙어있는 그림을 보게 됩니다. 파즈는 늘에 떠 있는 성 라퓨타를 찍은 아버지의 사진이라는 걸 말해줍니다.
한편 전날 비행석을 쫓던 도라 해적단이 마을을 찾아옵니다. 파즈와 시타는 이들을 피해 도망치다가 광산의 한 할아버지로부터 시타의 집에서 전해 내려오던 목걸이의 '비행석'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아버지가 말해줬던 라퓨타를 믿고 있던 파즈는 기뻐하며 시타와 함께 라퓨타를 찾기로 결심합니다.
도라 해적단을 피해 이웃마을로 도망간 두 사은 군대와 정부 요원들에게 잡힙니다. 시타는 파즈를 구하기 위해 정부 비밀 조사관인 무스카에게 협력을 약속합니다. 그리고 풀려난 파즈는 시타를 구하기 위해 그의 집에서 기다리던 도라 해적단과 협조하기로 합니다.
방에 갇힌 시타는 어릴 적 할머니가 가르쳐주던 주문이 떠올라 이를 읊조리게 됩니다. 그로 인해 비행석이 강렬한 빛을 발하며 예전에 하늘에서 떨어졌던 망가진 로봇 거신병을 재작동 시킵니다. 자신을 쫓아오는 거신병을 피해 옥상으로 올라간 시타는 봉인이 풀려 라퓨타의 위치를 가리키게 된 비행석 목걸이를 떨어뜨립니다. 거신병이 쏜 레이저에 주변이 초토화되고 군대가 거신병을 공격하는 사이 파즈와 도라 해적단은 시타를 무사히 구해냅니다.
무스카와 군대는 거대 비행선 골리앗을 타고 비행석 목걸이의 빛을 따라 라퓨타를 찾아 나서고, 파즈와 도라 해적단 역시 그 뒤를 쫓아 라퓨타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이상기류와 골리앗의 공격으로 파즈와 시타는 도라 해적단과 떨어지게 되고, 기류 속으로 빨려 들어가 라퓨타에 도착합니다.
두 사람이 천공의 성 라퓨타의 아름다운 정원과 이와 어우러져 살아가는 거신병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폭발음에 무스카가 도라 해적단을 생포하여 라퓨타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라퓨타에 도착한 군대는 온갖 파괴행위를 저지르고 보물을 수집하는 것에만 정신이 팔립니다. 그 사이에 무스카는 시타를 붙잡아 라퓨타 내부의 거대한 비행석이 있는 중추로 끌고 갑니다. 그리고 자신 또한 라퓨타 왕가의 일족이었음을 밝히면서 과거 라퓨타의 힘을 부활시켜 세계를 지배한다는 야망을 드러냅니다. 무스카의 수중으로 넘어간 라퓨타는 끔찍한 살상을 저지르기 시작하고 시타는 이를 막기 위해 비행석을 빼앗아 도망치다 벽 너머 파즈에게 건네줍니다.
무스카는 시타를 이용하여 파즈를 유인하고, 그는 시타에게 다가가 함께 할머니로부터 배운 멸망의 주문을 외웁니다.
주문에 의해 라퓨타는 붕괴되고 거대한 나무에 얽힌 작은 성 부분만 남게 됩니다. 그리고 거대한 비행석을 품은 채로 하늘로 더 높이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파즈와 시타는 나무뿌리에 걸린 덕분에 살아남게 되어 글라이더를 타고 라퓨타를 탈출합니다. 이윽고 도라 해적단과 조우하고, 노을이 지는 하늘을 뒤로 한 채 작별의 인사를 나누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천공의 성 라퓨타의 해석, 리뷰
이 영화의 제목인 라퓨타는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하늘을 떠다니는 섬을 모티브로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스팀펑크 판타지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전쟁과 과학, 자연과 어우러지는 소년소녀의 우정과 사랑, 모험을 스릴감 있게 다룬 작품입니다. 특히 엔딩곡인 '너를 태우고'는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을 만큼 듣는 이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작중에서는 인간의 추악함과 함께 지나친 기술발달에 대해 순수한 소녀의 입을 통해 우려를 표현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과거의 라퓨타는 최고의 과학력을 보유하고 하늘에 떠있는 채로 살았지만 땅에 발 붙이고 살지 않았기에 결국 멸망했다는 시타의 대사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공생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언뜻 인간의 오만으로 무너져버린 바벨탑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을 제외하고도 섬세한 연출력과 작중의 아름다운 하늘 전경 만으로도 충분히 감상할만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실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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